우리 청소년들은 OECD국가 중 가장 적게 자고, 가장 많은 시간을 공부한다. 작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일 학습시간은 7시간 50분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2시간 이상 길다. 문제는 투자한 공부시간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낮다는 것이다. 학업성취도국제비교(PISA)만 놓고 보면 한국은 상위권이지만, 시간대비 학습효율은 OECD 30개국 가운데 24위로 최하위라는 평가다.

이는 학교수업과 사교육을 통해 배우는 ‘학(學)’의 시간은 매우 긴 반면, 배운 것을 진짜 자기 지식으로 만들어가는 ‘습(習)’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많다는 통계가 증명하듯, 성적은 셀공(Self-study)시간을 확보해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스스로 공부하는 핀란드 학생들이 충분히 자고 놀면서도, 세계 최고학력수준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고교 2년생 이정숙 학생도 평일 하루 9~10시간은 공부한다. 종합반에 다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느끼는 과목은 과외와인터넷 강의를 통해 보충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빈틈없이 사용해 공부하는데도 불구하고, 성적향상에는 늘 어려움을 겪었다. 분명 여러 번 배웠던 내용인데도 막상 시험을 보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배운 것을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때문에 이 학생에게 우선 자신의 셀공시간이 충분한지 돌아보고, 이제부터라도 셀공시간 계획을 세워 실천해보도록 했다.

셀공시간을 세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하루 중, 학교 수업이나 학원 등 개인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는 시간(고정시간)을 체크한다. 그리고 24시간에서 고정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가용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후에, 목표 셀공시간을 정한다. 이 때 주의해야 할 것은 가용시간의 70%정도를 셀공목표로 잡아야지 처음부터 무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이후에는 이 시간에 어떤 과목을 우선 공부할 것인지 결정하고, 공부할 내용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 기록해 둔다. 예를 들어 ‘자습시간에 먼저 영어를 공부하는데, 1시간동안 7과 본문을 3번 읽은 후, 관련 문제집을 2p 푼다.’라는 식이다. 이렇게 과목과 시간, 분량 및 학습도구를 미리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어야, 무슨 공부를 할지 고민하느라 버리게 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자기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중이 잘 되는 때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르므로 친구가 하는 대로 무작정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황금시간대를 잘 파악해 평소 공부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과목을 배치하는 등의 전략을 세워두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설정한 목표 시간 및 분량은 반드시 지키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셀공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유혹거리들(잠, TV, 게임, 쇼핑 등)이 곳곳에 널려 있지만, 그것을 이기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킬 때라야 공부의 진정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된다. 특히 초기에 셀공목표를 달성하는 경험이 쌓이게 되면, 앞으로도 이 시간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결국 시험이란 우리가 배운 것을 얼마나 자기의 것으로 소화해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도하게 외부에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자기가 세운 셀공시간을 통해 시간대비 학습 능률도 올리고, 공부에 자신감을 갖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